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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개인정보 수집 논란'에 대한 의견

Web2.0

by 버섯돌이 2011. 9. 9.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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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카카오톡의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된 논란이 뜨겁습니다. 제 트위터 타임라인에도 카카오톡의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을 성토하면서 서비스를 탈퇴하는 분도 계시고, 언론에서도 카카오톡의 오만함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카카오톡의 두둔(?)하는 모습이라도 보이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번 사태(?)를 좀 더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보고는 것입니다. 요즘 들어 곳곳에서 터지는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극도로 민감해져 있습니다. 사실.. 민감한 단계를 지나, 내 개인정보는 다 털려서 포기하는 자조섞인 반응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는 카카오톡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단, 카카오톡이 무럭무럭 성장해서 세계적인 서비스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2009년 11월에 아이폰이 도입된 이후 국내 인터넷 서비스도 격변기를 맞고 있는데,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외국 서비스가 흐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모바일과 소셜 트렌드 속에 국내의 스타트업도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대표주자 중의 하나가 바로 카카오톡입니다. 회원수가 2,200만명을 넘어섰고.. 이 중 400만명은 해외에서 이용한다고 합니다.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포털이 해외에서의 경쟁력을 거의 포기하고 국내 시장에만 집중하고 있다는걸 생각해 보면, 카카오톡은 대단한 성과임에 틀림없습니다. 저도 카카오톡과 같이 글로벌하게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를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이기에 배가 아플 정도로 부럽지만, 카카오톡과 같은 서비스가 성공하길 바라기도 합니다.

 

카카오톡, 뭘 더 수집하나?

이번에 개정된 카카오톡의 개인정보 수집에 대해서 좀 냉철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카카오톡은 이미 작년 10월에도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해서 홍역을 치른바 있습니다. 지난 번과 비교해서 이번에 추가적으로 수집하는 개인정보는 '이메일' 주소입니다. 제가 작년 자료가 없어서 검색을 통해 찾았는데.. 작년에 개정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화면캡처 : http://stryper.co.kr/1166628123>

현재 트위터 일부 이용자분들이 이용자 상태정보, 쿠키, 서비스 이용기록 등까지 과도하게 수집한다고 하는데, 사실은 작년부터 수집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 추가로 수집하는 내용은 카카오톡 공식블로그에서 밝혔듯이 이메일주소인데, 본인임을 확인하기 위한 인증시스템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개정된 카카오톡 개인정보 취급방침은 여기를 참고)

카카오톡은 현재의 그룹메시징 서비스에서 나아가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고, 현재 인증키로 이용하고 있는 전화번호 외에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는 이메일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경쟁상대를 페이스북으로 선언할 정도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기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을 듯 한데.. 서비스를 기획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서비스가 이메일정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 국내 포털처럼 실명과 주민번호를 등록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네이버다음과 비교해볼때 수집하는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해 볼 때,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아주 민감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사문화되고 있는 제한적 본인확인제의 칼날을 카카오톡에도 겨눠서 실명인증을 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죠.(정부의 이런 뻘짓은 정말 막아야겠죠?)

 

왓츠앱은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카카오톡의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와 비교해서 이야기하는 서비스에 왓츠앱(whatsapp)이 있습니다. 대부분 왓츠앱은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요구하지 않는다는 의견인데.. 서비스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보면 좀 의아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그래서 왓츠앱의 이용약관 및 프라이버시 정책을 살펴봤습니다. 아래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카카오톡이 수집하겠다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 벌어진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민감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비스를 개선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한 정보이기도 합니다. 국내에서 문제가 되는 점은 모든 영역에서 인증키로 이용되는 주민등록번호를 실명제라는 미명하에 수집/보관되어.. 해킹 등으로 유출되는 것일겁니다. 카카오톡에서 수집하는 정도가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해외 및 국내의 다른 사업자들이 수집하는 정보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모든 사업자의 개인정보 수집 범위를 알지 못하기에 좀 조심스럽네요.)

 

카카오톡의 미숙한 대응은 반성해야...

이번 논란에서 카카오톡의 미숙한 대응은 다시 한번 비판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 최근에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알고 있음에도.. 개인정보 취급방침을 변경하면서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습니다. 제가 개정된 개인정보 보호방침에 동의하고 들어가보니 8월23일에 공지를 했는데, 블로그나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서비스입니다. 논란이 있은 후에도 블로그에 글 하나 올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점은 무척 아쉽네요.
  • 개인정보 취급방침에 동의하지 않은 이용자에게 탈퇴를 권유한 것은 너무 미숙해 보입니다. 동의를 안하면 서비스 이용 못한다고 하면 될 것 같은데.. 굳이 탈퇴하라고 하니 '오만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홍보 계통에 있는 주위 분들 이야기에 따르면 카카오톡에 궁금한 점을 알 방법이 별로 없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언론을 대상으로 한 그럴싸한 홍보로 명맥(?)을 유지하는 회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카카오톡은 회원규모와 사람들의 관심에 비해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너무 못하는 듯 합니다. 카카오톡에 공지사항 올린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니.. 블로그와 트위터 등을 이용해서 좀 더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소셜미디어 위기관리의 부정적인 사례로 자주 인용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다른 서비스들도 참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카카오톡은 그룹메시징 서비스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더 큰 서비스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전화번호 기반 인증체계로는 버티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룹메시징을 넘어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웹 서비스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더 필요하겠죠. 이번 개인정보 수집논란은 이와 맞닿아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앞으로 외부와 좀 더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해 가길 바랍니다. 국내 이용자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다면.. 도로아미타불이니, 이번 논란부터 적극적으로 임하시기 바랍니다.

PS> 저도 회사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이번 기회에 개인정보보호에 대해 좀 더 공부를 많이 해야겠습니다. 역시 서비스가 관심을 받아야 이런 논란도 생길 것 같은데.. 미연해 방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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