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국내 이통 3사가 조인(Joyn)이라는 RCS(Rich Communication Suite) 서비스를 출시한 날입니다. 거의 모든 언론에서 카카오톡에 대항마로 조인을 추켜세우고, 조인이 카카오톡을 넘어설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높습니다.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주요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1위 자리를 하루 종일 조인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이니.. 일반 이용자들의 관심도 무척 높은 편입니다.  

디퍼스 주민영 기자가 쓴 '조인'이 카카오톡을 잡을 승부수라고? 기사에 나와 있듯이, 조인은 2008년 세계 11개 주요 이통사와 제조업체들이 모여서 차세대 메시징 플랫폼 표준으로 시작했습니다. 즉, 우리가 늘 이용하고 있는 문자메시지(SMS)를 진화한 통신환경에 맞게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시작되었고.. 현재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왓츠앱이나 카카오톡과는 무관하게 전개되어 왔다는 점입니다. 물론 논의와 실행이 지지부진한 사이에 왓츠앱이나 카카오톡, 라인과 같은 무료 메시징앱이 시장을 선점했지만.. 태생은 좀 다른 녀석이라는 점입니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문자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고.. 이는 내년에 출시되는 모든 단말엔 기존 문자 대신 조인이 자리잡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은 일일이 설치해야 하는 또 하나의 앱에으로 보이지만… 내년 이후엔 통신사에 납품하는 단말에 의무적으로 탑재된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 될것입니다. 굳이 장점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조인 http://farm9.staticflickr.com/8352/8310087326_18a20fdedd.jpg

국내에서는 불과 1년 사이에 국민앱으로 자리잡은 카카오톡으로 인해 조인을 카카오톡의 대항마로 몰고 가는 분위기이지만.. 문자 서비스가 시대에 맞게 업그레이드된다고 보는게 정확하겠죠. 오히려 '카톡을 죽이기 위해 통신3사가 연합했다', '스타트업이 고생해서 개척해 놓은 시장에 통신 대기업이 무리하게 진입했다' 등의 의견은 통신사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습니다. 

문제는 조인과 카카오톡 중에 누가 이용자의 맘을 사로잡을 것이냐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은 이전의 피처폰과 달리 내가 원하는 앱을 설치해서 이용할 수 있는게 최대 장점입니다. 물론 단말기에 선탑재되어 나오는게 큰 장점인 것은 분명하고 상대방 입장에서는 출발선이 다른 반칙(?)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서비스의 편리함과 유용성은 다운로드의 귀찮음을 뛰어넘는걸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이통사와 단말 제조사가 미리 설치해 놓은 앱 중에 생활 속에서 자주 쓰는 앱이 몇 개나 되는지 자신에게 물어보면 분명해질 것 같습니다. 

지난 번에 전해 드린 것처럼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성공을 기반으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넘어 모바일 소셜 플랫폼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계정으로 기본적인 메시징뿐만 아니라 게임도 하고, 채팅 중에 친구들과 재밌는 앱도 이용해보고.. 카카오스토리에 사진을 올려 친구들과 소통하고, 기업들도 카카오톡을 마케팅 플랫폼으로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읽을꺼리까지 제공하겠다고 하고 말이죠. 

이통사 입장에서 조인은 메시징 서비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인데.. 메시징 서비스로 출발했던 카카오의 영역 확장이 더 부담스러울 것 같습니다. 제가 잠시 이용해보니 기존 문자메시지를 조인에서 그대로 이용 가능하다는 점이.. 이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인데, 이용자가 이것 때문에 조인을 많이 이용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애플의 아이메시지도 이 점에서는 동일합니다. 

오늘 공식적으로 출시한 첫날이라 그런지.. 조인을 이용하면서 불편한 점도 몇 가지 발견되네요. 조인을 설치한 이통 3사 고객은 서로 조인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데.. 타사 가입자에게 메시지를 보내면 첫 메시지가 실패해서 몇 번 보내야 한다는 점, 그리고 타사 가입자와 채팅을 할 때 메시지 순서가 뒤죽박죽으로 나오는 점 등이 눈에 띄는데.. 차차 개선되리라 예상됩니다. 조인을 설치한 친구 목록도 제대로 갱신이 안되는 문제도 보여요. 저는 KT에 가입되어 있는데.. 조인을 이용하다보니 페이스북과 트위터 연동 기능이 있는데, 현재로서는 이와 관련된 특별한 기능은 없네요. 

이통사가 연합해서 만든 표준을 기반으로 '조인'을 서비스하기 때문에.. 향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때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됩니다. 구글이나 애플에 대항한 통신사연합 스토어인 WAC의 실패 사례도 있고 말이죠. 이통사가 밀면 모든게 잘되거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리시고, 이용자에게 유용함과 편리함을 동시에 주는 서비스를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출시한 서비스를 몇 시간 동안 직접 이용해 보니… 이용자의 맘을 얻는건 '당분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젊은 세대는 이통사가 유일하게 메시징과 음성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것부터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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