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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빠져나온 이명박, 경제 살릴 수 있나?

시사_정치

by 버섯돌이 2007. 12. 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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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 동안 한국 정치판을 휩쓸었던 BBK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가 발표되었다. 며칠 동안 뉴스를 통해 흘러나온 뉘앙스와 똑같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와 전혀 무관하다는 점만 강조되고 있다. 이를 두고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신당에서는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일단 검찰의 발표 내용을 믿어보자. 이명박 후보가 BBK와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과연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 것인가?

지금의 판세를 뒤흔들 새로운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명박 후보가 대한민국의 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나는 이명박 후보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을 포함한 보수 세력을 무지하게 싫어하는데, 지금의 판세를 바꿀 힘은 없다. 그렇다고 넋 놓고 이명박이 대통령되는 걸 지켜보기도 싫다. 이번 BBK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이명박씨의 모습을 좀 더 살펴보면, 이 사람이 정말 경제를 살릴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BBK 덫 나오려 스스로 바보가 된 이명박 후보

이명박 후보는 BBK와 관련해서 스스로를 바보로 만들었다. 이 사건은 인터넷과 금융이 결합된 새로운 사업모델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복잡하다. 일단 회사명이 모두 영문이기 때문에 일반국민들이 사실관계조차 확실히 알고 있는 사람이 몇 이나 될지 의문스럽다.(필자도 기사를 대충 읽었기 때문에 사건의 윤곽만 알 뿐이다.)

일단 이명박 후보가 스스로를 바보로 만든 사실 관계만을 보자. 아래 인용하는 내용은 시사인의 고재열 기자가 쓴 "공범 안 되려고 바보가 됐다?"에서 발췌한 것이다. 원문도 반드시 읽어보시기 바란다.

  • 이명박 후보는 김경준씨를 만난지 1달 만인 2000년2월18일에 LKe뱅크를 공동으로 설립하고 30억원을 투자한다. 이 때 김씨는 한 증권사에서 좋지 않은 일로 면직된 상태였는데, 이 후보는 아비트리지의 귀재라고 추켜세웠다고 한다.
  • 만난지 한달 밖에 안된 동업자에게 회사 인감을 맡기고 금융거래를 하게 했는데, 이 후보는 몰랐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돈 30억이 들어갔는데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몰랐다?
  • LKe뱅크가 마프펀드의 전환사채 1250만달러(그 당시 150억)을 구매했는데 이후보는 몰랐다고 한다. 당시 회사 자본금이 60억인데, 자본금의 두 배가 넘는 투자를 해야 하는데.. 30억을 출자한 이명박 후보는 몰랐다
  • 김경준은 이명박 후보의 지인들(친형, 지인, 친구등)으로부터 BBK에 245억이라는 거금을 투자받았는데, 이 후보는 몰랐다고 한다. 1억도 아니고 245억이다. 친형이 190억원을 투자하는데 몰랐고, 나중에 하나은행(5억원투자)이 이후보에게 가압류 소송을 진행할 때 알았다고 한다. 왜 아무 사실도 모르는 이후보에게 가압류 소송을 진행한 것인가?
  • 2001년4월18일 이명박 후보는 LKe뱅크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며, 김경준과의 동거를 끝냈다. 김경준씨는 LKe뱅크 이사직을 유지하며 이 회사 청산 작업을 마무리한다. 이 후보는 자신의 돈 30억이 들어간 회사의 청산 작업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 2001년 말 BBK의 후신 격인 옵셔널벤처스에서 횡령과 주가조작이 발생하고 나자 곧바로 일반 투자자들은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2004년 2월에 들어서야 소송을 제기했다(다스는 2003년에 소송 제기). 거액의 사기를 당했는데 몇 년 동안 그냥 묵묵히 지켜만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상이 BBK 연루 의혹을 벗은 이 명박 후보가 보여준 행동이다.


이명박 후보, 정말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위에서 언급한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면.. 아무리 BBK 의혹을 벗고 주가조작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명박 후보에게 국가 경영을 맡길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이명박 후보는 CEO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현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 중에 많은 부분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로 이명박 후보를 선택해서 지지를 바꾸었다고 한다. 현대 건설 CEO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이 후보가 토목의 이미지를 벗고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금융 인터넷 사업은 철저하게 실패했는데.. 과연 국가의 경영을 맡겨도 되는 것인가?

한국은 지식사회로 급속히 진화 중이다. 제조업도 중요하지만, 한국 경제의 미래는 지식과 관련된 산업의 성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명박 후보가 BBK 연루 의혹을 벗었다고 하지만, 지식산업의 CEO로서 보였던 행태는 우리를 아연실색케 한다. 김경준 씨를 사기꾼이라고 치자. 이번 수사결과를 종합해 보면 이명박 후보는 한 명의 사기꾼에게 몇 년동안 계속 사기를 당했다는 것인데, 한 국가를 제대로 이끌어 나갈지 우려스럽다.


내가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 이명박 후보는 BBK 사건과 무관하다. 개인적으로 여전히 의구심이 무진장 많이 들지만 여튼 검찰의 수사결과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수사과정에서 나온 사실 관계만을 종합해 볼 때 BBK 및 기타 회사의 경영자로서 이 후보의 대처 능력은 굉장히 떨어진다. 고로 "이명박=경제대통령"이라는 공식은 어불성설이다. 이제 경제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각인된 이명박 후보의 이미지를 버리고, 유권자 자신만의 기준으로 대선 후보들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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